“강제추행죄로 처음 조사를 받게 된 건데, 이 정도로 문제가 될까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판례를 살펴보면 단순히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초범이라도 실형 선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초범이라도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강제추행죄의 법정형과 판례를 살펴보면서 초범도 왜 위험한지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제추행죄 법적 정의와 처벌 수위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법정형은 최대 10년의 징역형까지 가능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행위 태양, 피해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피고인의 반성 태도 등에 따라 판결이 내려집니다. 하지만 초범이라도 피해자가 강력하게 처벌을 원하거나 합의가 되지 않은 경우, 집행유예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초범이라도 가볍지 않은 이유

많은 분들이 자신은 초범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성범죄는 사회적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초범이라고 해서 무조건 관대한 처분을 내리지 않습니다. 특히 강제추행 사건은 대부분 폐쇄적이고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해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증거가 됩니다. 피해자가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그 진술이 외부 정황과 부합한다면, 초범이라도 유죄 판단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명백히 느꼈다”라고 진술하고, 이 진술이 다른 증거와 맞아떨어진다면 유죄판결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집행유예는 형을 살지 않는 대신 전과 기록이 남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됩니다. 공무원 시험, 교원 임용, 의료 관련 자격 취득 등은 일정 기한 제한 받을 수 있고, 일반 기업 취업에서도 불이익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 법원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를 중요한 양형요소로 삼습니다. 합의가 이뤄진 사건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지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중형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죄 초범이라고 해서 “설마 이런 일로 교도소 가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강제추행죄 판례로 본 처벌 수위

앞서 강제추행죄의 법정 정의와 초범이라도 위험할 수 있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판례에서는 어떻게 판단되고 있을까요?

강제추행죄는 행위의 태양과 정황, 피해자의 진술, 사회적 통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표적인 세 가지 판례를 통해 강제추행죄 처벌 수위와 법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대법원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2023.9.21 선고)

이 판결은 앞서 간략히 소개한 판결인데, 강제추행죄에서 폭행·협박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바꾼 전원합의체 판례입니다. 종전에는 폭행이나 협박이 추행에 앞서 사용된 경우, 피해자가 항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수준이어야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항거곤란 수준의 강도까지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즉,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나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는 정도라면, 그 자체로 추행 행위의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강제추행죄의 성립 범위를 대폭 확대한 판결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볍게 접촉됐다”, “항거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는 말로는 더 이상 재판부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2022도9676 강제추행 사건 (의료인 진료 중 추행)

이 판결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환자의 소화불량을 진찰한다는 이유로 환자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누른 행위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의학적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환자의 일관된 진술과 의학적 절차 부재를 근거로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의료적 필요성 여부였습니다. 만약 환자의 증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신체 접촉이었다면 추행으로 보기 어려웠겠지만, 해당 부위 진료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도 없었고, 통상적 진료 과정에서도 보기 어려운 방식이었기 때문에 추행으로 판단된 것입니다.

이 판례는 “의사의 진료 행위도 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로, 의료 현장에서의 성적 침해에 대한 기준을 높인 판결로 평가됩니다. 초범이라도 의학적 필요성과 무관하게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다면,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4도 3061 판결 (운전 연수 중 허벅지 접촉 사건)

이 판결은 운전 연수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시에 맞게 운전을 하지 못하자 화가 난 나머지 피해자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때린 행위로 기소됐습니다. 1심과 2심은 이를 강제추행으로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느낀 행위가 때린 것인지, 만진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피고인이 당시 화가 난 상태에서 행위했음을 고려하면 단순 폭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과거 다른 연수생들에게도 비슷하게 신체를 치며 지적한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을 성적 목적의 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는 앞서 두 판례와 다르게 강제추행죄가 무조건 넓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행위가 폭행에 불과한 것인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추행인지는 구체적인 정황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제추행죄 초범도 위험한 이유

앞서 강제추행죄 법정 정의와 대표 판례를 살펴봤습니다. 이제는 초범이라고 해도 왜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강제추행죄 초범, 왜 위험할까?

“전과도 없고, 초범이면 기소유예와 같은 선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첫째, 피해자 진술의 핵심이 증거라는 점, 강제추행 사건은 대체로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하기에 CCTV나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 증거로 작용합니다. 피해자가 일관되게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그 내용이 주변 정황과 부합한다면 법원은 이를 신빙성 있는 증거로 인정합니다. 이런 경우 피고인이 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하더라도 무죄를 받기 쉽지 않습니다.

둘째,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만큼, 피해자와의 합의는 중요한 양형 요소입니다. 합의가 성립하면 기소유예로 끝날 사건도, 합의가 불발 될 경우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셋째, 집행유예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집행유예를 “감옥에 가지 않는 판결”로 가볍게만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집행유예도 법적으로 엄연히 유죄판결이며 전과기록으로도 남습니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 발생하면 이전 형량까지 합쳐 실형을 살게 되고, 취업·이직·자격 취득에서 제약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초범이라도 강제추행죄는 사회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매우 무겁게 다뤄진다는 것이 최근 판례의 흐름입니다.

강제추행죄 혐의,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렇다면 강제추행죄로 조사를 받게 되었을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①경찰 조사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첫 경찰조사는 사건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때 변호인 없이 가볍게 진술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그 기록이 남아 재판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 할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시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메시지라던지, 사건 후 대화 기록, 제 3자의 진술 등이 있다면 확보 해둬야 합니다.

②피해자와의 합의 시도

가능하다면 피해자와의 합의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가 원치 않을 수 있고,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합의가 성립되면 양형에서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합의금 액수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 회복 의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③변호사와 상담

강제추행 사건은 법정형 뿐 아니라 보안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법리적으로는 추행의 의미와 고의를 어떻게 입증하고 다투느냐가 핵심이 되고, 실무적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탄핵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혹여, 억울한 점이 있고 상대방의 입장에 제대로 반박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강제추행죄 초범도 변호사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강제추행죄는 단순한 장난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라도 법적으로 매우 무겁게 다뤄집니다. 최근 판례의 흐름도 초범이라고 해도 절대 가볍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면 초기 대응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을 검토하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YK는 강제추행 사건을 포함한 다양한 성범죄 사건에서 초기 경찰조사부터 재판 단계까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 초범으로 불안하다면 지금 바로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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