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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세계일보

[단독] 말단 조직원만 잡히고 몸통 ‘먹튀’… 피해액 0.1%도 환수 못해 [심층기획-유인, '공짜 비행기'에 탄 청년]

    2026.10.21. 세계일보에 법무법인 YK 이태훈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16만7970원.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한 피해자에게 4000만원을 뜯어낸 조직원에게 선고된 추징금이다. 피해금액의 0.4% 수준이다. 해당 조직원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정의가 실현된 것일까. 추징은 피고인이 실제 챙겼다는 게 증명된 범죄수익만을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범죄수익 대부분이 총책이나 관리자급 조직원에게 돌아가는데, 해외 사기범죄로 법정에 서는 피고인 10명 중 8명은 하위 조직원이라는 점이다. 
     
    ◆평균 피해액 2212억, 추징금은 6266만원
     
    21일 판결문 검색 서비스 엘박스(LBox)를 통해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4월30일까지 1년4개월간 선고된 해외 사기범죄 관련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건 1심 판결문 214건을 수집·분석한 결과, 전체 피고인 380명 중 추징금이 선고된 피고인 214명의 추징금 합계는 134억929만원이었다. 1인당 평균 약 6266만원이다.
     
    전체 피고인 중 피해금을 확인할 수 있는 340명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적으로 피고인 1명이 가담한 범죄에서 발생한 피해금은 2221억5121만원에 달한다. 한 사건에 여러 명이 연루된 공범 사건의 경우 피고인마다 가담했다고 적시된 범죄 내용을 중복해서 반영해 산출했다. 피고인 한 명이 가담한 사건당 평균 범죄금액과 비교하면 1인당 평균 추징금은 0.03%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전체 피고인 380명 중 317명(83.4%)은 범죄단체의 하위 조직원이었다. 간부급 피고인은 63명(16.6%)이다. 주로 하위 조직원들이 검거돼 재판에 넘겨지는 현실 속에서 범죄수익 대비 추징금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 수익’ 특정도, 배상신청도 험난
     
    수사 과정에서 범죄수익을 특정해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등 계좌내역이 있다면 근거가 되겠지만, 보통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현금으로 월급을 받았다고 하면 어떻게 찾겠나”라고 되물었다. 은닉된 자금을 확인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직원을 붙잡아 재판에 넘기더라도 피해자들이 당장 배상받을 확률은 극히 낮다.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배상명령 제도가 있지만, 범죄단체의 해외 사기 사건 피해자가 배상명령을 신청한 10건 중 9건은 각하됐다.
     
    분석 대상 판결문에서 무죄를 받은 4명을 제외한 피고인 376명 중 배상명령 신청이 있었던 192명만 놓고 봐도 182명(94.8%)은 각하, 7명(3.6%)은 기각됐다. 인용은 3명(1.6%)뿐이었다.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게 주된 각하사유다.
     
    검사 출신 이태훈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배상명령 신청은 대부분 각하된다”며 “혼자 한 범행이 아닌데 점조직으로 이뤄진 단체라 누가 어느 정도 피해금에 관여했는지 비율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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