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은 파트너변호사
부동산·건설 / 하자보수

아파트나 주택을 매수한 뒤 누수, 균열, 매립 폐기물 같은 하자를 뒤늦게 발견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때 문제 되는 것이 바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입니다. 그러나 하자가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매도인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자의 존재 시기, 매수인의 인식 여부, 권리행사기간 준수 여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하자담보책임의 뜻과 성립요건, 효과, 청구기간을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이란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매도인이 부담하는 법정 책임을 말합니다.
부동산 매매에서 소유권 이전까지 끝났더라도, 목적물에 흠결이 있다면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담보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 목적물의 하자에 관한 기본 규정이고, 제581조는 종류매매에서도 특정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같은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정물
계약 당시 개별적으로 특정 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문제 됩니다. 부동산 매매가 대표적입니다. 아파트 한 채, 토지 한 필지처럼 동일한 것으로 바꿔치기할 수 없는 목적물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그 집이나 토지 자체에 하자가 있었는지가 문제 됩니다.
종류물
종류물은 같은 종류·품질·수량으로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을 말합니다. 민법 제581조는 종류매매에서도 목적물이 특정된 뒤 하자가 있으면 민법 제580조를 준용하고, 나아가 매수인이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가전제품·자동차 등 동종 물건 거래가 대표적입니다.
하자담보책임뿐 아니라 채무불이행책임도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이 별개의 권원에 따라 경합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매수인은 하자담보책임만이 아니라 채무불이행책임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문제 된 사건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7다202050 손해배상)
매매 목적물인 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경우, 매수인은 폐기물 처리비용을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고, 민법 제580조 제1항에 따른 하자담보책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되려면 아래 성립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자담보책임은 어디까지나 매매계약을 전제로 한 책임입니다. 따라서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했는지, 무엇이 계약의 목적물이었는지, 매도인과 매수인이 누구인지가 먼저 정리돼야 합니다.
부동산 매매, 주택 매매, 토지 매매에서 분쟁이 많은 이유도 이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담보책임이 문제되기 때문입니다.
특정물 매매에서는 원칙적으로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미 하자가 존재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특정물 매매의 하자 판단 시기를 계약 체결 당시로 보고 있습니다.
💡 누수 하자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093655)
누수가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계약 당시 하자가 있었다고 단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매매 당시 이미 하자가 존재했는지, 단순한 노후화로 뒤늦게 문제가 현실화된 것은 아닌지, 매수인이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를 함께 따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아파트 노후화에 따라 그 무렵 누수 원인이 현실화한 것으로 보아 계약 당시 하자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매수인이 하자를 알고 샀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던 하자라면 원칙적으로 매도인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580조도 매수인이 하자를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누수처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숨은 하자는 이 요건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결국 매수인이 하자를 실제로 알았는지, 또는 통상적인 확인만으로 알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면 매수인은 상황에 따라 계약 해제, 손해배상 청구, 완전물 급부 청구 중 적절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계약 목적 달성 가능 여부에 따라 해제 가능성을 나누고, 종류매매에서는 하자 없는 물건 청구도 별도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
하자로 인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목적 달성이 가능한 경우
계약 목적은 달성할 수 있으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청구만 가능합니다.
특정물과 마찬가지로 계약 해제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법 제581조 제2항에 따라 하자 없는 물건의 급부, 즉 정상적인 물건으로의 교체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정물과 다릅니다.
| 계약 해제 | 손해배상 | 완전물 급부 청구 |
|---|---|---|---|
특정물 | 목적 달성 불가 시 가능 | 가능 | 불가 |
종류물 | 목적 달성 불가 시 가능 | 가능 | 가능 |
※ 특정물의 계약 해제는 하자로 인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매수인이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잔금일로부터 6개월이 아닙니다. 기산점은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입니다. 잔금 후 1년이 지나 누수를 발견했더라도, 발견한 날부터 6개월 내에 권리를 행사하면 됩니다.
💡 제척기간 관련 판례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20190)
매수인은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반드시 소를 제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기간 안에 매도인에게 사실을 알리고 계약 해제, 보수, 손해배상을 구하는 뜻을 표시하면 권리를 보전할 수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되면 매수인은 계약해제, 손해배상, 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계약해제는 하자로 인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종류매매에서는 해제나 손해배상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계약 당시 이미 하자가 존재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누수가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매도인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매매 당시 하자가 존재했는지, 매수인이 이를 알 수 있었는지, 노후화로 인해 뒤늦게 문제가 현실화된 것은 아닌지 등을 함께 보게 됩니다.
6개월이 지나면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은 문제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이 별개로 경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사안에 따라 채무불이행책임이 함께 검토될 여지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민법 제584조는 담보책임 면제 특약이 있더라도 매도인이 알면서 고지하지 않은 하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 시설 상태 매매' 특약이 있어도 누수 사실을 알고 숨긴 경우라면 매도인은 여전히 책임을 집니다.
하자담보책임 사건은 단순히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계약 당시 하자의 존재, 매수인의 인식 여부, 권리행사 시기, 특약 내용, 손해 범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초기 대응 방향이 중요합니다. 특히 누수나 균열처럼 시간이 지나며 상태가 달라질 수 있는 하자는 발견 직후 자료를 확보하고, 권리행사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수 후 하자를 발견했거나 매도인과 책임 공방이 시작된 상황이라면, 계약서와 특약, 사진 자료, 수리 내역, 통지 경위 등을 먼저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사안에 따라 계약해제, 손해배상, 채무불이행책임까지 어떤 법적 구성이 가능한지 YK 건설·부동산전문변호사와 함께 차분히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의]
집을 산 뒤 하자를 발견했다면,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이 가능한 사안인지 확인해보세요.